11회 PiFan의 경쟁부문인 부천 초이스 장편에는 9개 나라 10편의 작품이 선정되었다.

작년의 부천 초이스가 여러 장르로의 확대를 꾀했다고 한다면 올해는 전통적인 판타스틱 장르를 고수하는 영화들이 많고 국적이 다양하다는 점이 주목을 끈다. 유럽 지역의 장르영화는 더욱 깊어지고 있으며, 다른 지역 예를 들어 아시아의 나라들은 더욱 장르에 익숙해지고 있다.

실재 사건을 바탕으로 완성된 독일 영화 <그림 러브 스토리>는 스릴러와 하드 고어라는 대중적인 틀을 가지지만 인간성에 대한 만만치 않은 고찰을 들려준다. 이 작품이 독일에서 만큼 한국에서도 논쟁이 될지는 주목할 만하다. 불안정한 인간이 가질 수밖에 없는 고독과 광기를 말하자면 사이먼 럼리가 연출한 영국 영화 <리빙 앤 데드>또한 놓칠 수 없는 작품이다. 거기에 살인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의 현실과 상상을 매력적으로 탐구하는 이탈리아 영화 <검은 바다>까지 보게 되면 판타스틱 장르라는 것이 얼마나 인간성을 표현하는데 효과적인 장치인지 알 수 있다. 두 편의 미국 영화 <로만>과 <스페셜> 또한 완숙한 장르적 재미를 선사한다.
 
일본의 시골을 배경으로 그려낸 현대의 인간학이라 할 만한 야마시타 노부히로의 <마츠가네 난사 사건>은 남다른 영화적 재미와 깊이를 가지고 있다. 이제는 홍콩의 대표적인 감독의 한 사람인 옥사이드 팡의 <다이어리>는 심리적 긴장을 다루는 그의 재능을 다시 확인 시켜 준다. 김민숙과 이정국이 공동으로 연출한 <그림자>는 올해 부천 초이스에 진출한 유일한 한국영화로 역사를 과감히 비틀어 내는 장르적 상상력이 돋보인다. 태국에서 온 <13>의 장르적 완성도 또한 관객과 심사위원들의 오감을 만족시켜 줄 것이다. (권용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