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대학교수 수영이 학생들의 요구로 첫사랑을 이야기해준다. 이십대의 수영은 가난한 고학생이다. 강의실에서 만난 삐삐소녀에게 매력을 느끼지만 시대의 함성으로 사라진 그녀를 보며 좌절을 경험한다. 그러나 삐삐소녀는 다시 수영 앞에 나타나고 혼란스러운 수영은 아르바이트에서 마음이 끌리는 여고생 수지를 만난다. 현실은 어디까지이며, 그들 가운데 누가 죽었고 누가 살았는가?
미묘하면서도 흡인력 강한 서사와 매력적으로 네 주인공을 연기한 배우들 덕분에 우리는 예측하기 어려운 인연의 연쇄와 조우한다. 이것은 한국영화에서 보기 드문 사실적인 연출로 등장한 황규덕 감독이 풀어놓는 우리 존재에 대한 이야기이다. 민주화 운동과 꿈같은 사랑. 과거와 현재라는 시간, 한국과 하늘이라는 공간의 거리감이 매력적인 그림을 만든다.
나이가 들수록 우리네의 첫사랑은 어디까지가 기억이고 어디까지가 환상인지 모르게 된다. 아니 어쩌면 현실과 환상은 과거를 추억하는 동전의 양면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별빛 속으로>가 우리에게 잊지 못할 체험을 가져다주는 것은 이렇게 현실과 환상이 꽈리를 틀어 하늘의 별들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40대 주인공 수영처럼, 나도, 당신도, 소중한 인연과 기적으로 살아남은 사람일 수 있다. 멋지지 않은가? 시대와 청춘을 뒤돌아보며 요동치는 마음을 별빛에 담아낸 황규덕의 중후함이 마음에 다가오는 작품이다. (권용민)..